[한경ESG] ESG클럽 월례 포럼
“美,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전환 돌입”
대한민국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포럼이 주최하는 네 번째 ‘대한민국 ESG클럽’이 지난 9월 29일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개최됐다. 지난 8월에는 CEO 라운드 테이블 형태로 월례포럼이 진행된 바 있다. ESG 경영 현장에 있는 각 기업의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ESG 경영을 위한 미디어와 관계 기관의 역할 그리고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이번 월례포럼은 송형석 한국경제 ESG 팀장의 뉴스 브리핑과 스티븐 글릭먼 애스퍼레이션 국제담당사장의 특강으로 구성됐다.

특강을 맡은 스티븐 글릭먼 사장은 현재 조지타운대 국제무역학과 겸임 교수이며, 미국 민주당 싱크탱크 애틀란틱 카운슬 연구위원, 인터넷 금융 회사인 애스퍼레이션의 국제담당 사장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오바마 정부 백악관 선임경제 보좌관으로서 다양한 경제 정책, 투자 정책을 수립했다. 글릭먼 사장은 특강 주제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그에 따른 글로벌 기업에 요구되는 변화를 선정하고 한국 기업에 조언했다.

글릭먼 사장은 “올해는 블랙록의 ESG 투자 발표 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다. 과거보다 약 10배나 많은 수의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설정했고, 적극적으로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S&P 500대 기업 중 10% 미만의 기업이 탄소중립을 논의한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진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목표는 투명하고 지속 가능해야

바이든 정부의 계획은 간단하다.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경제와 탄소중립을 이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정부는 첫째로 그의 첫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 목표를 세울 예정이다. 또한 청정에너지와 기후 연구, 혁신,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청정에너지와 인프라에 사상 최대 규모인 3조5000억 달러의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에너지 변화에 민감한 지역사회 구제와 일자리 창출도 목표로 언급됐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는 11월에 있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를 다시 점검한다. 이러한 목표는 투명하고 달성 가능해야 하며, 지속 가능해야 한다. 이 목표를 15~20년 안에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기술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미국은 이러한 기후 목표를 미국 경제 정책뿐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글릭먼 사장은 저소득층과 지역사회를 해치는 기업에 대한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별 솔루션이 전 세계의 취약한 지역사회를 포괄하는 프로세스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청정에너지 투자도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청정에너지 혁신을 강력히 주장하며 투자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공공, 민간 부문의 투자를 합쳐 총 5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의회에서 논의 중인 3조5000억 달러 역시 상당 부분 청정에너지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대로 이어진다. 바이든 정부는 이전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을 전환해 세금을 올리고 화석연료 사업 투자금을 회수해 청정에너지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의 목표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 전력 생산을 통해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전체 전력 생산량 중 38%의 탄소중립 전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시점에서는 영구 정지되는 원자력발전소가 늘고 있고, 의회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릭먼 사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현재 1100GW에서 3000GW로 늘릴 계획이다. 전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원 전환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승인된 탄소국경세도 이를 위한 지원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美,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전환 돌입”
경영 내 지속 가능성 통합이 핵심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 번째는 지속 가능성을 직원 복리부터 판매, 브랜드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반에 통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다 공격적이고 과학적인 전략 수립이다. 기업은 현재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정책으로 기업 전체 운영 방식에 반영해야 한다. 세 번째는 탄소포집 기술 개발, 재조림 등 기후변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외부 감축 노력이다. 마지막으로는 기업의 탄소중립을 위한 브랜드 스토리를 투자자, 직원,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다.

애스퍼레이션은 미국 최고의 지속 가능성 서비스 회사로, ESG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1달러 미만의 잔돈을 나무 심기 캠페인에 기부하는 신용카드,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는 퇴직연금 서비스 등 여러 지속 가능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론칭 18개월 만에 전체 매출의 60%를 달성하며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입증했다.

현장에서는 특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원자력을 하나의 에너지 대안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글릭먼 사장은 “미국은 원자력을 재생에너지로 분류하지 않는다. 하지만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 고려하기에 원자력발전소를 닫거나 석탄, 석유와 동일 선상에 놓지 않는다. 탄소국경세 도입 시에도 원자력은 배제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국 기업을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기후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음 월례포럼은 오는 10월 27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위한 ESG 경영 활동을 주제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ESG 실무자 교육도 10월, 11월에 열릴 계획이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