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희망공모가(40만~49만8000원)의 최상단인 49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선 2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기업 중 가장 낮은 수치지만 공모 규모가 큰 데다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전체 공모주식 수의 55~75%(475만9826~649만672주)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621곳의 기관이 11억5732만7497주를 신청했다. 경쟁률은 243 대 1로 올 상반기 최저 경쟁률을 보인 에이치피오(252 대 1)보다 낮았다. 그러나 공모 규모가 커서 단순 경쟁률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주문금액은 576조원어치다.

참여 기관 중 희망공모가 이상을 제시한 곳은 81.7%로 나타났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비율은 22%였다. 확약기간별 비율은 6개월(2.6%), 3개월(8.2%), 1개월(10.1%), 15일(1.2%)로 나타났다. 해외 기관들도 신청 수량의 6.2%에 확약을 걸었다. 대부분 1개월(5.4%) 확약을 약속했다.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이 회사는 당초 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10%가량 낮췄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넥슨,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 대장주에 오르게 된다. 일반청약은 다음달 2~3일, 상장일은 10일이다.

미래에셋증권(배정비율 36.8%), NH투자증권(33.2%) 삼성증권(30%)에서 청약할 수 있다. 중복청약이 가능해 3개 증권사에서 모두 신청할 수도 있다. 크래프톤은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했다. 공모를 통해 유입된 자금의 70%는 개발 스튜디오와 IP(지식재산)·딥러닝 등 신사업 분야 인수합병에 쓸 계획이다. 인도·중동·북아프리카 등 신흥 게임시장 진출과 인프라 투자에 사용한다.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외에도 영화, 웹툰, 웹소설 등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