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두달 연속 불발"…dpa "중국과 밀착 헝가리가 비토"
"EU의 홍콩 선거제 개편 비판성명 불발은 헝가리 때문"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이 두 달 연속 불발됐으며 이는 중국과 밀착하고 있는 헝가리가 거부권을 행사한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가 전날 중국의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과 그에 대응하는 12가지 조치의 채택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EU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홍콩 선거제 개편 관련 조치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으며, 지난달에는 헝가리가 이를 막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6일과 10일 27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해당 성명과 조치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예비 논의 단계에서 결국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dpa통신은 여러 외교관을 인용, 헝가리 대사가 EU의 성명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dpa는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EU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SCMP는 EU가 계획한 12가지 조치에는 홍콩과의 관계 전면 재검토, 유엔·주요 7개국(G7)과의 협력을 통한 홍콩에 대한 입장 정리, 홍콩 시민사회와의 협력 증대 등이 포함돼 있다고 관련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또한 여기에는 우수하고 숙련된 노동자와 정치적 신념으로 탄압받는 홍콩 시민의 이주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CMP는 지난 3월 EU가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관리 4명을 제재했을 때도 그 얼마 후 헝가리 외무장관이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헝가리 야당 의원이자 유럽의회 회원인 케탈린 체는 헝가리 총리가 EU와 중국 사이에서 이중 플레이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SCMP에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다음 행보를 항상 예측불가능하게 만들어 헝가리의 국제적 입지를 높이는 것을 즐기고 있다"며 "헝가리의 행동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다른 독재 국가를 위한 트로이의 목마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지난 1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고 2월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국 푸단대 캠퍼스를 수도 부다페스트에 설립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