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즐기는 아라뱃길 코스…고수라면 분원리 '지옥의 라이딩'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어디로 타러 나갈지’다. 수백만원이 넘는 고급 자전거를 샀는데 정작 주행 성능을 제대로 시험해볼 만한 마땅한 자전거 길이 없다면 곤란하다.

서울과 수도권 인근엔 공공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인 ‘따릉이’를 빌려 타고 가벼운 마음으로 1~2시간을 달리는 짧은 코스부터 여행 떠나듯 작심하고 다녀오는 4~6시간짜리 장거리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5년 이상 자전거를 탄 자전거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주말에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 자전거 코스를 조사해 정리해봤다.

‘만남의 광장’으로 불리는 서울 반포대교 남단을 중심으로 많이 찾는 코스는 크게 일곱 곳 정도다. 제일 먼저 도전하는 코스는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에서 시작해 잠실 한강공원에 이르는 한강 코스(편도 23.1㎞)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자전거전용도로를 따라 한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맛이 제법 상쾌하다.

반포대교 남단을 기준으로 서쪽으로 내달리는 ‘아라뱃길 코스’(편도 42.3㎞)도 유명하다. 왕복 거리는 꽤 길지만 코스의 90% 이상이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며 직선으로 달리는 일명 ‘스프린트 구간’이라 질주하는 재미가 있다.

서울에서 북서쪽에 있는 파주로 향하는 ‘헤이리 마을 코스’(편도 52.9㎞)도 봄철 많이 찾는 코스로 꼽힌다. 아침 일찍 출발해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돌아오는 라이더가 많다. 업힐(언덕)이 거의 없지만 주행 도중 일반도로를 만나게 돼 운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편도 거리가 52.9㎞로 긴 편이라 힘들다면 가까운 경의선 금촌역에서 지하철로 복귀하는 게 좋다.

자전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라이더들은 슬슬 동부로 눈을 돌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단연 ‘팔당 코스’(편도 37.2㎞)다. 서울에서 출발해 하남시를 지나 팔당댐까지 가는 코스다. 코스 대부분이 경사가 완만하지만 하남시에 진입할 때 만나게 되는 일명 ‘아이유 고개’로 유명하다. 700m 구간에 짧은 업힐 3개가 연속으로 이어져 있다. 팔당댐 인근에 도착하면 남한강이 보이는 카페가 밀집해 있다. 인근에 있는 초계국수집은 팔당 코스를 찾는 라이더들이 꼭 찾는 맛집 성지다.

과천 ‘하트 코스’(총 65.5㎞)도 라이더들에게 유명하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출발해 양재천과 안양천을 지나 광명과 서울 목동으로 올라와 한강 길을 거쳐 다시 반포대교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다. 전체 코스를 지도에 그려보면 마치 하트 모양과 비슷해 하트 코스로 불린다. 보통 오전 9시에 출발해 중간 지점인 과천에서 브런치를 즐긴 뒤 되돌아오는 사람이 많다. 다른 코스와 달리 왕복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서울 안에 몇 안 되는 업힐 코스인 남산~북악스카이웨이 코스(남북 코스·편도 13.7㎞))는 중급 이상 라이더들이 업힐 도전 시 가장 먼저 찾는다. 남산을 지나 숭례문 등 서울의 주요 명소가 코스 안에 밀집해 있다. 국립극장에서 남산공원에 이르는 2.7㎞의 첫 번째 업힐과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북악 팔각정까지 이어진 3.1㎞의 두 번째 업힐이 메인이다.

남북 코스도 쉽게 오르고, 팔당 코스도 자주 다닌다면 이후 경기 광주에 있는 ‘분원리 코스’(총 32㎞)도 도전해볼 만하다. 5년차 자전거족인 직장인 강서림 씨(40)는 “분원리 코스는 숨겨진 벚꽃 명소라 자주 찾는다”며 “한 바퀴를 도는 순환 코스에 낙타 모양의 작은 업힐이 이어져 있어 업힐 훈련 코스로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은정진/박상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