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감하지 못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공감이란?
쌍둥이를 키울 때 일입니다.
아내가 급하게 외출을 하면서 아기들 잘 보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알았으니 다녀오라고 하고, 아기들 분유를 주고 눈을 맞추며 놀아 줍니다.
재미있게 놀다 한 명은 자는데 한 명이 울기 시작합니다.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있는데, 아내가 들어옵니다.
아내는 급히 아이를 살피고 기저귀를 갈아줍니다.
신기하게도 울음을 그치고 잠을 자는 아기를 보며 허탈 해집니다.
아내는 “애 좀 잘 보라니까 이게 뭐냐?”라고 말합니다.
잘 보라는 것은 열심히 보라는 것은 아니지요.
공감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읽어 함께 느끼는 감정이라면,
상대가 느끼는 기쁨뿐 아니라 슬픔과 고통도 온전히 함께 해주는 것 아닐까요?

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매주 월요일 경영회의가 시작되면, 본부장의 표정에 웃음이 없습니다.
사장이 자리에 앉으면 영업본부장부터 전주 실적과 금주 중점 업무를 설명합니다.
사장의 코멘트가 없으면 제조본부장의 설명이 이어지는 중, 사장이 질문을 합니다.
제조본부장이 답변을 못하면 질책이 쏟아집니다.
본부장이 지금 무엇이 중요한 지 모르느냐? 생각이 어디에 있느냐?
그렇게 하니까 불량이 이렇게 높아지며 납품 일정이 지연되지 않느냐?
등의 질책이 10여분 넘게 이어집니다.
질책을 끝내고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듣기도 전에
마케팅 본부장에게 설명하라고 합니다.
사장이 무엇을 지시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결론이 없습니다.
회의장은 무겁게 가라앉고 사장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은 없고,
아무 생각 없이 이 순간만 피하자는 분위기입니다.

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장애는 무엇일까요?
첫째, 질책하며 공포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입니다.
노조와 임금과 단체협상을 할 때,
갑자기 노조 위원장이 우리를 뭘로 보냐며 소리를 지르고
컵을 던지며 의자를 내려칩니다.
노조 위원장의 공포 분위기 조성의 의도는 알겠지만, 공감할 수는 없지요.
둘째, 충고하며 가르치는 행동입니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전부터 이렇게 했고 경쟁사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 왜 너만 다르게 생각하니?”
조직장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공감하며 새롭게 일을 추진하겠습니까?
셋째, 중간에 말을 끊는 행동입니다.
아들이 열심히 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아들이 이야기 중인데도 “그만, 너 지금 공부할 시간이야!”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아들은 바로 공부할까요?
넷째, 의심하며 심문하듯이 물어보는 행동입니다.
맞선을 보는 자리에 상대방이 나이, 학교, 성격, 왜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냐,
직장은 어디고 재미있느냐? 등등
자신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개인 신상에 대해 쉬지 않고 질문한다면 좋아할 수 있나요?
남편의 핸드폰에 모르는 여자의 만나자는 문자에 대해
심문하듯이 꼬치꼬치 물어보면,
아내가 걱정하여 물어본다는 생각이 들까요?
다섯째, 동정하며 불쌍한 듯 대하는 행동입니다.
실수로 일이 엉망이 되었을 때,
조직장이나 선배가 걱정해주는 것이 아닌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동정을 해준다면,
이 사람이 나를 위해 진심으로 걱정해 준다는 공감이 느껴지나요?
여섯째,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도 장황하고 과장된 행동입니다.
잘못했을 때, “이번에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니?” “예”
“다음에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만 들었다면
다음에 같은 잘못을 할 가능성과 다른 잘못을 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하지만, 잘못한 것에 대해서 장황하게 이야기하고 이전 잘못부터
이 잘못으로 나중에 이런 나쁜 사람이 된다는 말까지
언성을 높여가며 이야기를 들었다면
다음에 같은 잘못을 할 가능성은 낮겠지만,
다른 잘못을 할 가능성은 더 높을 것입니다.

마감 시간이 임박해 사장이 보고서를 찾는데,
담당자가 자리에 없고 타 부서 직원과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
팀장으로서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이 과장, 빨리 와서 보고서 마무리해 주세요.”
“알았습니다. 잠시 후 가겠습니다.” 하며
십여 분이 지나도록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상황 그리고 자신의 처지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듣고 공감하여 처신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요구됩니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