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인재 유치 경쟁은 지구적 현상이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 인터넷 포털업체 관계자는 “연 30만달러쯤 하던 국내 박사급 인재 몸값이 1년 새 50만달러 이상까지 치솟고 있다”며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려는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22일 글로벌 AI 연구기관 엘리먼트AI가 발간한 ‘2020 글로벌 AI 탤런트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5년 평균 AI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지만 충원되지 않는 ‘프로듀서 국가’로 분류됐다. 해당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AI 인력이 유입되는 정도와 기존의 AI 인력이 머무르는 정도를 수치화했다.

한국은 유입되는 정도와 머무르는 정도가 각각 -0.29와 -0.63이었다. 외국에서 AI 인재가 들어오지 않고, 기존에 있는 인력은 해외로 나가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의미다. 수치가 플러스로 갈수록 인력을 끌어들이는 환경적 매력도가 높다는 뜻이다.

국내 한 대기업의 AI 담당 임원은 “실리콘밸리 평균 업체와 국내 대기업 연봉 차이가 두세 배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구글 아마존 애플 같은 곳에 진출해 인정받은 한국인 개발자도 많다 보니 외국 기업이 수시로 온라인을 통해 인재들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원/이시은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