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주식과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 투자엔 최대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145%를 기록했다. 직전 영업일의 연 1.120%보다 0.025%포인트 뛴 수치다. 지난주 화요일이던 5일엔 연 0.957%로, 1%를 밑돌았다.

여전히 낮은 상태이지만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라고 CNBC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 국채와 단기물(2년물) 간 금리 차이가 201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미 국채 금리가 단기간 급등하고 있는 건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1월 20일)을 앞두고 민주당이 상·하원까지 장악하자 부양책이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대됐다.

투자회사 BNY멜론의 리즈 영은 “미 국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BNY멜론의 리즈 영은 "미 국채 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BNY멜론의 리즈 영은 "미 국채 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국채 금리를 자극하고 있으나 증시나 가상화폐 시장엔 악재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기업 등이 창출하는 이익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전략가는 투자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아직은 연 1%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지만, 증시 거품을 꺼뜨리는 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계적 투자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수석 경제고문은 “국채 금리의 상승은 주식 매수 신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미국 경제가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 달러화도 일시 강세로 전환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0.48% 상승한 90.53을 기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