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이 9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르는 등 작년 한 해 내내 집값 상승이 지속됐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전·월세난 지속과 ‘패닉 바잉(공황 구매)’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아파트 매매·전셋값, 9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 종합) 매매가격은 0.90% 올라 지난해 11월(0.54%)에 비해 0.36%포인트 상승했다. 패닉 바잉이 몰아친 지난해 6월(0.41%)~7월(0.61%)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2011년 4월(1.14%) 이후 9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달 서울 집값 상승률은 0.26%로 지난해 11월(0.17%)에 비해 0.09%포인트 뛰었다. 서울에선 중저가와 고가 주택이 몰린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상승했다.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0.42%)가 상계주공 1·6단지 예비안전진단 통과 등 정비사업 호재에 힘입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포동 새 아파트와 방배동 인기 단지가 급등한 서초구(0.40%)가 뒤를 이었다. 강남구(0.26%)도 11월(0.08%) 대비 상승폭이 3배 이상 확대됐다.

한 해 누적 상승률로 따져봐도 전국 집값은 5.36% 올라 9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2011년(6.14%)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지역별로는 세종시 집값이 한 해 동안 37.05% 올라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대전(13.99%) 경기(9.14%) 인천(6.81%) 순이었다. 서울도 2.67% 올라 2019년(1.25%) 대비 상승폭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도 0.97% 상승해 2011년 9월(1.3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 공급이 급감하며 8월 이후 월별 상승률이 0.44~0.66%에 달했다. 지난해 누적 상승률은 4.61%로, 2015년(4.85%) 이후 5년 만에 최고였다.

지난달 서울 전셋값(0.63%)은 학군 및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초구(1.10%)·송파구(0.95%)·강남구(0.93%)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경기(1.00%) 지역에선 하남(2.10%), 고양 덕양구(2.01%), 성남 분당구(1.88%), 광명(1.19%) 등이 많이 올랐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월세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가격 상승률은 0.32%로, 지난해 11월(0.18%)보다 두 배가량 확대됐다. 2015년 6월 새로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월세가격지수는 총 1.09% 상승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