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그룹, 기간산업과 일자리 인질로 협박 말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국가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업부와 국민을 협박해선 안 된다”며 “협박을 멈추고 사업부 판단을 기다리려야 한다”고 25일 촉구했다. KCGI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법원신문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24일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잇달아 입장문을 내며 KCGI를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7조원의 자금이 몰린 성공적인 채권발행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한진칼이 이제 와서 차입과 채권발행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외 가능한 대안들을 선택할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산은은 합병의 첫 번째 단계로 다음달 초 5000억원 규모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 %가량을 보유해 KCGI 등 3자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이번 승부의 1차 고비는 강성부 KCGI 대표가 이끄는 3자 주주연합이 법원에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다. 첫 법원 심문이 25일 열린다. 이르면 이번주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KCGI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책은행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지원할 경우 자금대여로 지원하거나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경영간섭을 삼가는 것이 법률과 기존 관행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 경영과, 항공업 재편 및 아시아나항공 구제는 각각 다른 문제라는 것이 KCGI의 설명이다.

KCGI는 “국책은행이 불합리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강요하면서 혈세를 동원하며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에 지분투자를 해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