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의 주가가 얀센과의 물질이전계약(MTA) 체결에도 24일 13.71% 급락했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기대했던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기술이전 전에 MTA를 거친다는 점에서 긍정적 성과란 분석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대 1년간 얀센은 큐리언트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텔라세벡의 상업화 제형 개발, 임상 2b상을 위한 사전 연구들을 진행하게 될 예정"이라며 "통상적으로 기술이전 전에 MTA 기간이 있다는 점에서 기술이전의 사전단계를 통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얀센이 직접 최대 1년간 텔라세벡의 상업화 가치를 평가하고, 가능성이 확인되면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얀센은 이미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서튜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텔라세벡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병용을 염두에 둔 것이란 추정이다.

이 연구원은 "서튜러는 현재 다른 결핵 치료제 4~5종과 함께 투약이 이뤄지고 있고, 단독 투약으로는 효능이 미미하다"며 "얀센은 임상 2a상까지의 연구를 통해 우수한 효능을 입증한 텔라세벡을 확보해 서튜러와 병용 투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MTA로 큐리언트는 다양한 방향에서 텔라세벡의 가치를 높일 기회를 잡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호흡기감염병 신약의 임상 환자 모집이 중단된 상황에서, 다국적 제약사인 얀센의 역량을 통해 1년간 텔라세벡의 결핵 치료제 개발을 진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후기 임상 개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상업화의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얀센이 텔라세벡을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로 개발하는 동안, 큐리언트는 텔라세벡의 브룰리궤양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집중할 수 있다. 브룰리궤양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신약허가 시 우선심사권(PRV)를 부여하는 질환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