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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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신인 카카오게임즈는 결국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따라잡지 못했다. 전문가들들은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기업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비해 여전히 높게 형성됐다며,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카카오게임즈는 9% 하락한 7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6.66% 상승한 8만65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반전했다.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던 기존 주주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거래물량은 이전 2거래일을 합친 것(557만주)보다 많은 1995만주까지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를 둘러싼 IPO 열기이 걷히면서 주가는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3만7500원대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0.07배에 달한다. 이는 국내 게임산업 대장주 엔씨소프트(18.2배)와 뉴딜펀드 수혜 기대로 급등한 넷마블(45배)보다 높다. 카카오게임즈의 사업구조와 성장성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이 카카오게임즈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예상하는 주 원인은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 중심 수익구조에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산업은 게임에 활용되는 IP(지적재산권)를 개발하는 IP개발사와 게임을 실제로 제작하는 제작사, 그리고 유통과 운영을 맡는 퍼블리셔의 3단계로 나뉜다. 게임의 수익 역시 이들 사이에서 제각기 분배되기 때문에 자체 IP를 활용하고, 직접 개발과 퍼블리싱을 진행할수록 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온전히 분배받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약 60%가 퍼블리싱 사업에서 발생한다. 영업이익률은 일반적으로 고수익 업종으로 인식되는 게임업종치고는 낮은 14.2%다. 반면‘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올 상반기에 46.4%, 35.5%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같은 수준의 수익을 올린다면 수익성이 높은 회사가 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낮은 영업이익률은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올해부터 내년 사이 출시할 주요 작품 2개(엘리온, 오딘와 지난 7월 출시한 가디언테일즈는 모두 퍼블리싱을 맡은 작품"이라며 "자체개발 비중이 낮고, 약 1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검은사막의 북미·유럽지역 퍼블리싱 사업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20배 이상의 PER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로 2만8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남궁훈 대표는 지난달 26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IPO 과정에서 확보할 공모자금 3840억원으로 자체 IP를 갖춘 개발사 인수합병(M&A)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