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원내대표 ‘어깨동무’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강원 고성의 화암사 인근 식당에서 만찬 후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원내대표 ‘어깨동무’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강원 고성의 화암사 인근 식당에서 만찬 후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전격 회동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 15일 민주당 등 범여권이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이후 8일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해 협상을 중단한 채 전국 사찰을 돌며 잠행을 이어갔고 김 원내대표가 수소문해 주 원내대표가 있는 사찰을 알아냈다. 김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가 머무르고 있는 강원 고성 화암사를 찾으면서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회동은 오후 4시45분께 사찰에서 시작해 외부 만찬으로 이어지면서 5시간 넘게 이뤄졌다.

두 사람은 저녁 식사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찍는 화기애애한 모습도 연출했다. 이들은 국회 정상화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오늘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한 건 아니지만 일단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으로 볼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늦어도 25일 전에 국회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회동 전에 이미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25일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등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여야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이미 선출한 법사위원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못 박으면서 의석 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 ‘11 대 7’ 배분안을 준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다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최종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은 25~26일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단독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비상한 결단을 할 것”이라며 26일을 원 구성 마감 시한으로 제시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