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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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 녹즙을 배달하던 배달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지역 증권사들이 방역에 나섰다.

11일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전날 확진판정을 받은 40대 여성 A씨는 구로구 콜센터에서 6일까지 근무하다 이직했으며,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2곳에 녹즙을 배달했다.

A씨는 구로구 콜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8일까진 증상이 없다가 9일 구로구보건소에서 검사를 진행한 뒤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구로 콜센터 확진자가 여의도에서 녹즙을 배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내용을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확진자는 녹즙 업체의 한 가맹점에 소속돼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했다. 새벽 5~6시 사이에 비대면으로 배달했고 CCTV(폐쇄회로TV) 확인 결과 규정대로 배달 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배달원과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본사 건물 전체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며 "확진 판정이나 의심환자가 없고 격리 직원도 몇 명 되지 않지만 서울시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 비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본사 건물에 대해 방역을 실시하고 접촉 직원들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A씨가 배달한 시간이 이른 새벽이어서 접촉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가 금융사와 주요기관, 근무자들이 상당히 밀집된 지역이고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인근의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 입주사 한 곳에서도 A씨로부터 녹즙 배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전경련 역시 방역과 소독을 하기로 했다. A씨는 8일 새벽 5~6시 사이 전경련 1층을 방문해 화물 엘리베이터에 녹즙을 두고 갔고 주문한 직원이 출근길에 이를 수령했다.

A씨의 고객 명단에는 두 증권사와 전경련뿐만 아니라 KT 여의도 타워 등 인근 기관의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3.11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3.11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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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