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줄어든 봄…유행 안타는 옷 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일까. 최근 들어 화려한 옷보다 무난한 베이직 의류가 더 잘 팔리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달 17일 첫선을 보인 ‘텐먼스’(사진)는 1주일 만에 두 달치 판매할 옷이 다 팔리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텐먼스의 1차 생산량 중 90% 이상이 판매 1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 전체 35개 상품 중 15개는 이미 재생산에 들어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4월께 출시 예정인 다음 신상품 출시 일정도 약 20일 앞당겼다.

텐먼스는 ‘12개월 중 10개월은 입을 수 있을 만한 옷’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브랜드명이다. ‘지속 가능한 패션’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한 철 입고 버리는 옷보다는 두고두고 입을 수 있는 베이직 의류, 기본 아이템을 주력으로 삼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여성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자주 입는 옷을 추려 좋은 소재의 기본 디자인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여기저기 두루 입기 좋은 ‘마스터핏 재킷’은 1차 예약 판매까지 끝나 이달 중순 이후에나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텐먼스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자 협업 컬렉션 출시일도 앞당겼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잉크’와 함께 제작한 재킷 및 코트, 원피스, 블라우스, 바지 등을 3일부터 자체 온라인몰에서 팔기 시작했다. 기존 잉크 제품들보다 40~50% 낮게 가격을 책정한 것도 장점이다.

다른 브랜드도 기본적인 티셔츠, 매일 입기 좋은 바지 등이 잘 팔리고 있다. 코오롱FnC의 캐주얼 브랜드 ‘247’은 매일 입기 좋은 범용적인 옷을 주로 생산한다. 지난달 매출은 1월보다 2.5배 늘었다.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집안에서 입기 좋은 기본적인 티셔츠, 편한 바지 등이 잘 팔린 덕분이다.

핑크, 레드, 블루 등 화려한 색을 잘 쓰는 브랜드로 유명한 ‘럭키슈에뜨’에서도 지난달 마지막 주엔 블랙, 화이트, 네이비 등 무채색 계열의 옷이 더 잘 팔렸다. LF의 ‘질스튜어트’도 지난 2월 한 달 동안 팔린 기본 티셔츠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어떤 옷에도 두루 어울리기 좋고 유행을 타지 않는 티셔츠, 셔츠, 바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화려한 옷보다는 베이직한 옷을 선호하는 게 최근 달라진 소비 특징”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