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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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지난 주 4% 넘게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해서다. 전문가들은 미중 합의 기대감이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며 추가 상승 여부는 경제지표의 추이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2170.25에 장을 마감했다. 전 주의 2081.65보다 88.6포인트(4.08%)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같은 기간 1189.9원에서 1171.7원으로 18.2원(1.5%) 내렸다.

지난 주 증시를 이끈 것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소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13일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무부, 외교부, 상무부 등 중국 관계부처가 1단계 무역합의 문건 내용에 서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합의를 두고 양국 간 협력 강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현지시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완전히 완료됐다"고 했다. 다만 일부 번역이나 본문 수정작업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며 "다만 무역합의 기대감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을 당장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날 오전 11시19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05%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더 오르려면 결국 경제지표를 통해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주(16~20일)에는 세계 주요국의 12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돼 있다. PMI 지수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이 생각하는 경기 전망을 수치화한 것이다. 기준인 50보다 크면 기업 구매 담당자들이 앞으로의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발표된 주요국 PMI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미국은 전월비 0.9포인트 오른 52.5, 독일은 같은 기간 1.7포인트 상승한 43.8, 일본도 0.2포인트 나아졌다.

중국에서 발표되는 11월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 지표도 봐야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기 상황이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PMI 지수 등 대표적인 경기 체감 지수는 양호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12월 PMI 역시 긍정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광군제 등 연말 소비 이벤트가 예년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됐기 때문에 중국 실물 지표도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0월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98.88로 9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우리나라의 반년 뒤 경기를 예측하는 것으로 2017년 5월 이후 29개월 만에 반등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OECD 경기선행지수 반등으로 국내 수출 증가율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증시에도 긍정적이다.ㅣ 2016년 수출 증가율 상승 이후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경험이 있어서다.

수출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과 삼성전기 등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수출 정상화가 기대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주목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업종 가운데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기 등이 반등의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