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늦여름 환절기, 미리 가을 비염 대비해야 할 때
지난 23일은 24절기 중 가을의 2번째 절기 처서였다. ‘더위가 그친다’는 뜻의 처서는 여름이 지나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찌는 듯한 폭염과 밤잠을 방해하던 열대야의 기세도 한풀 꺾이고 여름이 끝나가는 모양새다.

매년 짧아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건강관리에 소홀히 할 수 없다. 건강관리는 언제나 중요하지만 늦여름 건강관리는 곧 있을 가을과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특히나 신경써야 한다. 무더위와 씨름하며 소진된 체력이 쉽게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로 가을을 맞이하면 커진 일교차로 인해 각종 질환에 고생할 수 있다.

무더위 속 여름을 나는 동안 우리 몸은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고 피로를 견뎌내면서 상당한 진액과 양기를 소모한다. 이렇게 체내에서 진액과 양기가 소비되면 가장 취약해지는 부위 중 한 곳이 폐다.

한의학에서 폐는 코의 면역력을 주관하는 장기다. 환절기처럼 환경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에 폐가 허약하면 외부 자극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지 못해 갖가지 신체적인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 대표적인 질환이 비염이다. 가을은 공기가 건조해지는데다 황사와 미세먼지도 잦아져 비염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이 다발하는 시기인 만큼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비염은 코막힘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증상들을 일으키며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비염이 방치돼 만성화될 경우 축농증이나 천식, 중이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비염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성장을 방해 받을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폐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코의 기운을 잘 돌게 하며 코 점막을 튼튼히 해주는 치료를 실시한다. 코 주위에 있는 혈자리에 한약재를 정제한 약침을 주사해 약해져 있는 비강을 자극하고 기력을 높여준다. 몸이 냉한 경우에는 체내 기운이 잘 소통될 수 있도록 뜸을 통해 체온을 높인다. 추가로 환자의 전체적인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치료 이외에 코 주위를 지압법을 통해 자극해주는 것도 외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비염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콧방울 양쪽 0.5cm 부위에 음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 ‘영향혈’을 지그시 눌러주거나 양 눈썹 사이 정중앙에 있는 ‘인당혈’을 손가락으로 비벼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각각 30회 정도 지압해 주면 막혔던 콧속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향혈(좌)과 인당혈(우)
영향혈(좌)과 인당혈(우)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통해 급격한 체력저하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밤이 점차 길어지는 가을철 충분한 수면은 폐의 기를 올려주고 신체 리듬을 원활하게 해주는 만큼 일찍 자고 일어나는 습관도 중요하다. 곧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풍성하고 즐거운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건강관리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