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 바이오협회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10년 내 국가대표 산업으로 키워야"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의료비 증가도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보험 재정 유지를 위해선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을 10년 안에 핵심 산업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를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 주최하는 한국바이오협회의 서정선 회장(사진)은 26일 “최근 국내 바이오산업에 일어난 몇 가지 악재는 이전까지 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경험 부족과 시행착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이오산업이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의료비 문제로 접근했다. 미국은 2017년 국내총생산(GDP)의 17.2%를 의료비로 사용했다. 2060년에는 이 비중이 60%로 상승해 국가 재정 악화의 주원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2025년이 되면 미국 의료보험이 파산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들리고, 한국도 적자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며 “정밀의학을 통해 의료비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1997년 유전자 분석기업 마크로젠을 창업한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2009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맡아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의학, 바이오 분야도 비껴갈 수 없는 흐름”이라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활용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신약 개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노하우가 접목된 유전체 분석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면 후보물질 도출부터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AI가 기존 약물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 치료제가 없던 질병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서 회장은 28~29일 열리는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바이오업체의 신약 개발 발표회가 열리면 늦은 시간까지 수백 명이 자리를 지킬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높다”며 “2~3년 전부터 조성된 바이오 열풍이 신약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