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이 가상화폐(암호화폐)가 불법거래 등에 활용되지 않도록 강력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스위스 비밀 은행계좌처럼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초강력(very, very strong) 규제로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비밀 은행계좌는 특정 은행원과 고객만 계좌번호를 알 수 있어 그동안 수많은 불법 자금들의 은닉처가 됐다. 현재는 주요국가 과세 당국이 비밀 은행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00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세피난처 및 금융정보 교환 기피국에 대한 강력 제재에 합의하면서다.

므누신 장관의 이번 발언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 역시 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해 불법적 사용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므누신 장관은 "이용자들은 비트코인을 항상 합법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달라. 현재 수십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가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앞선 16일 "암호화폐는 자금 세탁, 테러자금 조달, 마약 거래, 탈세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역시 비슷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이는 국가안보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선 "결국 규정 준수가 핵심이다. 암호화폐 이용자들은 불법 용도로 암호화폐를 활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며, 거래소나 펀드 같은 암호화폐 취급업자들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에 따라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TF)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