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모든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는 마약을 한 게 될까봐
공포가 찾아왔습니다.

나는 결단코...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저는 황하나와 작년 초 헤어질 결심을 했고
결별했습니다.

황하나에게 협박에 시달렸지만
제가 정말 힘들었을때
제 옆에서 절 좋아해준 사람이라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저는 고통을 견디며 다시 연기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모든 것이 희대의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눈물까지 내비치며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던 박유천의 마약 검사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

마약을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다는 박유천의 새빨간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23일 검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19일 국과수로부터 박 씨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양성반응'으로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다.

소변 등 간이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마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마약은 상상도 할 수 없다"던 그의 대국민 기자회견 모습이 재조명 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연기자 출신답게 명연기를 펼치는 모습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박 씨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박 씨로부터 체모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박 씨는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로 경찰 조사에 임했다.
"마약, 상상할 수 없는 일" 박유천 양성 반응 후 재조명된 뻔뻔한 기자회견
"마약 검사를 피하려고 제모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박 씨 측은 "원래 주기적으로 했다"고 딱 잡아뗐다. 경찰은 박 씨의 모발과 다리털을 확보해 감정 의뢰했고 이번에 국과수에서 검출된 필로폰은 다리털에서 나왔다.

박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 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황 씨를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 씨로부터 "박 씨와 올해 초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에 박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박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날짜와 관련한 황 씨 진술과 통신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박 씨의 당시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두 사람이 결별했음에도 올해 초까지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이어 경찰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 씨가 수십만원을 입금하는 과정과 입금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찾았다. 일명 '던지기' 수법이다. 직접 접촉하지 않고 서로 약속해둔 장소에서 마약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박유천, 황하나 지목 연예인 A씨 의혹에 기자회견 개최 /사진=최혁 기자
박유천, 황하나 지목 연예인 A씨 의혹에 기자회견 개최 /사진=최혁 기자
박 씨는 그러나 지난 17일과 18일, 22일까지 3차례 경찰에 출석해 "황 씨 부탁으로 누군가에게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박 씨는 지난 10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마약을 생각해 본 일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6일 열린다.

박 씨와 황 씨는 과거 연인 사이로 박 씨는 지난 2017년 4월 황 씨와 같은 해 9월 결혼을 약속했다고 알렸지만, 이듬해 결별했다. 한때 결혼을 꿈꾸던 두 사람은 마약 공범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