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3일 오후 4시59분

미국 대형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과 플로리다주 연기금(SBA of Florida)이 국내 12개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 32개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두 연기금은 외국인 투자자의 의결권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 따르면 캘퍼스는 DB손해보험(반대 안건 1건) 한미사이언스(4건) 한세실업(1건) 등 3개 상장사 주총 안건 6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연기금은 GS홈쇼핑(3건) DB손해보험(3건) 효성(8건) 현대글로비스(2건) 현대위아(3건) 대한제당(1건) 성도이엔지(2건) 유아이엘(3건) 인바디(1건) 등 9개 상장사의 주총 안건 26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두 연기금은 매년 투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해왔다.

두 곳이 반대한 안건의 상당수는 감사·사외이사 선임 건이다. 캘퍼스는 한미사이언스 감사·사외이사 선임 안건, DB손해보험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할 예정이다. 반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플로리다주 연기금은 외부감사인 감사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효성의 김명자·박태호·권오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 선임 안건에 반대할 예정이다. 권오곤 변호사가 소속된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효성그룹 총수일가 재판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플로리다주 연기금은 또 이사회 독립성이 떨어진다며 GS홈쇼핑 허태수 부회장의 사내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에, 회사가 제공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한제당과 DB손해보험 등의 주총 안건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캘퍼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연기금으로 지난 11일 기준 3539억달러(약 400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1987년부터 매년 투자 기업의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 등을 평가한 ‘포커스 리스트’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연기금은 운용자산이 2000억달러(약 226조원)에 이르는 미국 5대 연기금이다.

김익환/김대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