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베일을 벗었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도 올해 안에 잇따라 폴더블폰을 선보인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뒤 좀처럼 변하지 않았던 스마트폰의 외형이 확 달라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시빅오디토리엄에서 글로벌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이어 화웨이와 오포가 2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폴더블폰을 발표하며 경쟁에 합류한다. 레노버와 샤오미 등도 곧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 출시를 서두르는 것은 시장 침체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2970만 대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더블폰은 한계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차세대 제품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으로 쓸 수 있어 기존 제품보다 활용도가 높다. 다음달 상용화하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결합하면 스마트폰 수요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술력을 과시할 기회이기도 하다.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고 시장 판도 역시 뒤집을 수 있다. 위태롭게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이를 뒤쫓는 중국 업체 모두 폴더블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다만 대중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걸림돌은 가격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예상 가격은 200만원 이상. 기존 스마트폰의 두 배 수준이다. 제작 과정도 만만찮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가 한정돼 있고 그마저 수율이 낮아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100만 대가량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20만 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연간 3억 대, 화웨이는 2억 대가량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테스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시점을 2~3년 뒤로 보고 있다. SA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300만 대 수준에 그치지만 2022년에는 5000만 대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