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음식점과 주점의 실질 매출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이들 업종 근로자의 임금은 10% 올랐다.

음식점 주인은 울고 직원은 웃고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음식·주점업 판매액지수는 98.0으로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았다. 판매액지수는 매출 총액에서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것으로 2015년이 기준연도(100)다. 지난해 이 지수가 가장 낮았다는 것은 물가 영향을 제외한 음식·주점업의 실질 매출이 가장 적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음식·주점업을 제외한 소매판매액지수는 110.3으로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201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음식·주점업 판매액지수는 2013년 99.5를 기록한 이후 계속 100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7년 99.8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그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소비가 늘었음에도 음식·주점업 매출만 나홀로 후퇴한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직장인의 회식이 줄었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한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음식·주점업 매출이 줄었으나 인건비는 다른 업종에 비해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들 업종의 작년 3분기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작년 1~11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에 비해 9.6% 늘었다.

국방·공공행정을 제외한 전체 서비스업 근로자의 작년 3분기 임금 상승률은 5.6%였고, 전(全)산업 임금 상승률은 4.9%였다. 음식·주점업 임금 상승률이 다른 서비스업과 업종에 비해 두 배 안팎 높았다.

그동안 음식·주점업 임금 상승률은 다른 업종보다 낮은 편이었다. 2015년 3분기부터 2016년 1분기까지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2017년 3분기에도 전산업보다 낮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며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음식·주점업의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

음식·주점업의 인건비 인상은 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3.0%로 7년 만에 가장 높았고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5%)의 두 배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