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도 안 먹히는 삼화페인트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삼화페인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적 악화가 장기간 이어진 데 따른 실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화페인트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50원(2.14%) 내린 6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6월14일(8790원) 고점을 찍은 뒤 14거래일 동안에만 20% 이상 떨어졌다. 7000원 선이 붕괴된 채 어느덧 1년 최저가인 66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4월1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57억원을 들여 장내에서 자사주 70만 주를 사들였다. 이번 거래로 삼화페인트가 보유한 자사주 지분율은 8.14%에서 10.78%로 높아졌다.

증권업계에선 삼화페인트의 주가 하락은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2014년 458억원이었던 이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8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제품인 공업용 플라스틱 도료 판매가 크게 줄어든 여파가 컸다. 이 제품은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외장 디자인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그러나 2015년부터 스마트폰 외장이 금속 소재로 바뀌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삼화페인트는 건축용 도료 비중을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말 ‘A-’인 삼화페인트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신용등급이 부정적인 기업은 2년 내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