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
올 2분기 내리막길을 걸은 LG전자 주가가 3분기에는 반등할 수 있을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호실적을 이끈 TV 부문이 환율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최근 주가 발목을 붙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고려하면 3분기 중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지난 2분기 24.20% 급락했고, 3분기 첫 날인 지난 2일에는 4% 가까이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만원 후반대였던 주가는 지난 2일 8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반등에 나선 이날도 전날 낙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분 현재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800원(1.00%) 오른 8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로 호실적을 주도한 TV 부문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원가는 상승하는 반면 매출은 원가 만큼 늘어나지 못해 TV·오디오를 담당하는 HE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QLED TV' 가격 인하로 TV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TV에 비우호적이어서 2분기 HE 영업이익률이 직전 분기 14.0%에서 10.3%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휴대폰 사업부인 MC사업부의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란 점 등을 반영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15.3% 낮춘 8188억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7%, 28.34% 증가한 15조5506억원, 8523억원으로 집계됐다.

LCD 업황 악화에 따른 관계사 LG디스플레이의 지분가치 하락도 실적 전망치 하향 요인으로 꼽혔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 우려를 순이익 전망치에 반영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6400억원에 달할 전망이고, 이에 LG전자의 연간 지분법손실 규모는 243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4만3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모두 하향 조정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13만8000원→12만3000원) 역시 LG전자 목표주가를 낮춘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주가 하락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다. 단기 모멘텀 부재에도 불구하고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고 저점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고 연구원은 "관계사 실적 부진과 HE사업부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고 추가 하락 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는 했으나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점은 LG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MC사업부의 관전 포인트는 미국 시장"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4위인 ZTE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고 기존 소비자들의 대안이 애플이나 삼성이 아닌 LG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 10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소재 세탁기 공장을 가동하는 만큼 관련 기대감도 살아있다는 평가다.

노 센터장은 "지난해의 경우 미국의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관련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4분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부 수익성이 급락했지만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4분기보다는 3분기에 저점을 탐색하는 노력이 유효할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을 총괄하는 VC사업부와 HA의 실적 성장성을 감안하면 가치주로만 머물러있지 않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