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본총계) 하락 트렌드에 대한 광주신세계 경영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광주신세계 경영진에 묻습니다"… 공개 질의서 보낸 KB자산운용
광주신세계 지분 8.5%를 보유한 KB자산운용이 최근 이 같은 질의서를 광주신세계 경영진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KB자산운용에서 가치주 투자를 전담하는 밸류운용본부는 지난 25일 광주신세계에 보낸 질의서에서 “높은 마진율(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 구조와 우수한 현금창출능력을 높이 평가해 2013년부터 5년 동안 투자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규 투자 부재와 열악한 주주 환원 정책 때문에 광주신세계 ROE가 지난 10년 동안 18%에서 9%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광주신세계백화점은 광주지역에서 점유율 45%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사업자다. 순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20%대 초·중반에 이른다. 사업 악화보다는 ROE를 계산할 때 분모에 해당하는 자본총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ROE가 하락했다. 그 사이 2015년 30만원을 훌쩍 넘던 광주신세계 주가는 2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ROE를 높이려면 매출 확대로 순이익을 늘리거나 배당 확대로 자본총계를 줄여야 한다. KB운용은 두 가지 조치를 모두 요구했다. 이 회사의 밸류운용본부는 “광주신세계의 지난해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4.2%,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0.5%로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또 “광주신세계가 짓기로 한 16층 높이 백화점·호텔·복합쇼핑몰은 우리 계산으로 순이익을 66%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3년 전 최초 공시 이후 진척 상황에 대한 추가 공시가 없어 이번에는 그 소식을 듣길 원한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은 광주신세계에 오는 11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KB자산운용의 질의서 발송은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며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나온 일련의 조치다. 조병태 KB자산운용 준법감시실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라 투자 대상 회사와의 소통을 펀드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