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교통지옥' 위례 방치한 지자체들
위례신도시에서 서울 잠실역까지 거리는 약 6㎞. 평소라면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노선버스 362번의 잠실까지 출퇴근 때 운행시간은 한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출근시간 서울에서 가장 느린 주행속도(시속 3.12㎞)를 보이는 곳으로 복정역 사거리가 꼽히고 있다. 복정역 사거리는 위례신도시에서 서울로 들고날 때 거치는 관문 중 하나다. 더구나 지하차도가 사거리 밑을 지나고 있어 서울 방향 진출입로가 5차로에서 2차로로 급격히 좁아진다. 그런데 서울로 가는 버스 11개 중 7개는 이곳을 지난다.
신도시 행정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세 곳 간 업무 협조가 매끄럽지 않은 점이 교통지옥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남시가 2015년 버스 노선 조정 필요성을 처음 제기했지만 여러 곳을 거치면 버스운행 간격이 길어진다는 서울 송파구 측 반대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위례신도시 5개 실무협의체를 만들었다. 그제서야 서울시는 이 일대 버스 운영 실무자를 불러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격 논의 자리를 만드는 데까지만 2년이 걸린 셈이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지만 경기도는 민영 체제여서 협상 자체가 쉽지 않다. 버스사업자 간에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 같은 문제는 단일생활권인 위례신도시의 관할 지자체가 세 곳으로 나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해소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사업을 강행했다. 한참 늦었지만 지자체들은 지금이라도 주민 불편 해소에 힘을 모아야 한다.
박진우 지식사회부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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