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빨간불' 카카오, 재무개선 총력
카카오가 단기차입금을 전액 상환하는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멜론’(음원콘텐츠)과 ‘카카오뱅크’(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낮은 신용등급은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한 은행사업 강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2일자로 기업어음(CP) 1500억원어치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했다. 지난 1월 500억원어치를 상환한 데 이어 연초 2000억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카카오의 차입금 축소는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의 ‘AA-’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이고 있다. 중기적으로 ‘A+’로 한 단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3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76.4%, 1조8743억원)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반면 광고·모바일게임 등 기존 사업 수익성은 부진하다는 평가에서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카카오의 총차입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9236억원이다.

낮은 신용등급은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강화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해 한국금융지주(58%)에 이은 2대 주주다. 다만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완화 땐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주주 간 계약을 맺고 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의 신용등급은 카카오뱅크의 자금조달 비용 등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KT(신용등급 AAA)가 주도하는 ‘케이뱅크(K뱅크)’ 등과 비교해 불리한 영업환경에 처하게 할 수 있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카카오나 KT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은산분리 후 최대주주에 올라 성장을 주도할 경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