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잠원동의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에서 예비청약자들이 가점을 따져보고 있다.  /한경DB
지난달 서울 잠원동의 ‘신반포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에서 예비청약자들이 가점을 따져보고 있다. /한경DB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이달부터 서울,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세종, 대구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모두 청약 가점제가 적용된다. 서울에서는 이달 나오는 일반분양 아파트 가운데 5000여 가구가 가점제로 공급될 예정이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가점제로 당첨됐거나 당첨자 가구에 속한 사람은 앞으로 2년간 가점제로는 재당첨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강남권에선 60점은 넘어야

이달부터 강화된 청약가점제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시행되면서 청약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100% 청약가점으로만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종전 기준(75%)에 비해 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된 만큼 가점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나 20~30대 젊은 층의 당첨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부양가족이 많은 가구주 등은 높은 가점을 확보할 수 있어 당첨 확률이 올라가게 됐다.
더 높아진 청약 문턱…가점이 희비 가른다
청약가점 만점은 84점이다. 항목별로 ‘부양가족 수’가 최고 35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고, 이어 ‘무주택 기간’ 32점, ‘통장 가입 기간’ 17점 등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당시 가점제 비율 75%)의 당첨자 평균 가점이 모두 70점을 넘었다. 4인 가족이 15년 이상 무주택자로 살아야 받을 수 있는 청약가점 최고점이 69점이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전용 59㎡C 주택형은 당첨자 평균 가점이 77점에 달했다. 15년 동안 청약통장에 가입한 만 45세 가장이 15년 동안 무주택을 유지하면서 가구주를 포함해 6인 가족이 함께 살아야 가능한 점수다. 같은 달 강남권에서 공급된 개포동 ‘래미안강남포레스트’도 가점 평균이 68.5점이었다.

비강남권 지역의 가점은 다소 낮게 형성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중랑구 ‘한양수자인 사가정파크’와 구로구 ‘항동지구 한양수자인’ 등은 대부분 50점 미만의 평균 가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이달 5000가구 가점제 적용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는 총 5442가구의 아파트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청약가점제로 공급하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5028가구다. 전체 공급 물량의 92.4%에 이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이나 비강남권 중에서도 도심은 대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자금력 있는 실수요자가 뒷받침되는 곳이라 최소 60점 이상의 가점을 확보해야 경쟁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서울 강북권과 비도심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아도 당첨이 가능한 만큼 준공 이후 등의 가치 등을 따져보고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건설은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1-3구역에서 총 296가구 규모의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을 내놓는다. 아파트 185가구(전용 29~84㎡)와 오피스텔 111실(전용 21~36㎡)로 구성된다. 이 중 아파트 148가구와 오피스텔 78실이 일반분양분이다.

현대건설은 신길뉴타운 9구역에서 총 1476가구(전용 39~114㎡)를 짓는 ‘힐스테이트신길’(가칭)을 분양한다. 이 중 701가구가 일반분양되며 가점제 100% 물량은 689가구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신안산선 환승 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5구역에선 삼성물산이 ‘래미안DMC루센티아’를 선보인다. 총 997가구(전용 59~114㎡) 중 51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가점제로만 공급하는 물량은 505가구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 은평구 응암2구역에서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을 공급한다. 총 2441가구(전용 39~114㎡)의 대단지다. 525가구 일반분양분 중 475가구가 전용 85㎡ 이하로 이뤄져 있다. 대림산업은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2-2구역에서도 1199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을 내놓는다. 제일건설은 이달 구로 항동지구 7블록에서 345가구 규모의 ‘항동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를 선보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