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 계열사 보유주식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 중 주식을 파는 것이어서 롯데 관계자 사이에서조차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부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주식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 지주사 출범을 위해 이들 4개 계열사의 분할과 합병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주들에게 이득이 없다”며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 승인 결정이 난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주주 권리인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3개 기업은 롯데쇼핑과 합병해선 안 된다”며 “롯데쇼핑도 중국 시장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신 부회장 측은 다만 “주식 매각이 경영권과 관련한 모든 사안과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의 주식 매도는 주식매수 청구를 신청하는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7.95%를 비롯해 롯데제과 3.96%, 롯데칠성음료 2.76%, 롯데푸드 1.96%를 보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대주주로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지분 3%는 남기고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분 3% 이상의 의결권을 지닌 주주는 임원 추천 등 주주권리 대부분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주사가 출범하면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늘리고 장악력도 높일 수 있는데 스스로 이를 포기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