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한국·선진국·신흥국 5 : 3 : 2 배분…해외에선 'TIVI'를 봐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글로벌 통화 긴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들어 ‘사자’ 일변도였던 외국인 주식 채권 자금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주식에 주목하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자산 배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 ‘5·3·2 전법’ 구사해라

주요 증권사는 하반기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대표 자산으로 한국 주식을 꼽았다. 증시가 고점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이 매력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선진국에서 시작된 경기회복세가 신흥국으로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연구위원은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환위험에 노출된 해외 자산보다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 여력에 확신이 서지 않는 투자자라면 한국(50%)과 선진국(30%), 신흥국(20%) 주식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선진국, 신흥국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 신흥국 투자 키워드는 ‘티비(TIVI)’

신흥국 중에서는 수출 증가와 내수소비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TIVI(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를 추천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도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구 구성에서도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고, 중산층이 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만은 TSMC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수출을 이끌고 있다. 수년간 양적완화를 단행한 선진국보다 긴축 우려가 적은 것도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3) ‘배당 투자’를 늘려라

배당주는 예·적금의 대체재 중 하나다. 예·적금 금리가 높아질수록 배당을 늘리라는 압박도 심해진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배당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없다”며 “상장사의 배당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률은 금리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52개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80%로 연 1.5% 안팎인 정기예금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1.7% 안팎)보다 높다. 주가가 제자리를 유지해도 예금보다 낫다는 의미다. 허 사장은 “현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배당은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목 분석이 여의치 않거나 변동성을 낮추고 싶은 투자자라면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고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국내 59개 배당주 펀드는 최근 1년 동안 17.13%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중소형주 펀드(1.11%), 일반 주식형펀드(13.47%)를 압도하는 성과다.

(4) ‘방망이’는 짧게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초 이후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데다 한·미 간 금리 차가 줄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의 흐름이 갑자기 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연일 신고가를 쓰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거시 경제 흐름을 주시한 뒤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권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어서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업황이 좋은 IT 관련 ETF 등에 투자한 뒤 업황이 꺾이면 탈출하는 전략을 써볼 만하다”고 말했다.

(5) 실물 투자는 금보다 구리

원자재 중에서는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 금보다 산업 생산에 쓰이는 구리에 주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구리는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소재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올해 1분기 발생한 구리 광산 파업으로 구리 생산이 줄어들어 공급이 감소했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인프라 투자로 인한 수요 증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홍윤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