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체제 최고난제인 법치 통한 권력이양 제대로 수행"
평화시위 높이 평가…정경유착 척결 통한 신뢰회복 당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은 한국의 덜 여문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증거로 간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WP는 11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가 마땅한 일을 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해와 어려움을 딛고 한국은 민주주의 체계의 가장 힘든 과업 가운데 하나 수행했다"며 "극도의 압박이 가해지는 시기에 법치를 통해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바로 그 과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곤란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고 유혈 쿠데타 없이 지휘봉을 넘긴 것은 민주주의를 독재와 구별하게 해주는 역량이 있다는 징표"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 같은 과업을 이룬 데는 몇 달 동안 이어진 집회를 가득 메운 비폭력 시위 정신의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번 탄핵 사태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진보를 거론하면서도 아직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삼성을 포함한 한국 재벌과 정치권력 간 지저분한 결탁이 드러났다며 "한국 정부가 신뢰를 되찾으려면 이 부패를 꼭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중국의 한국 기업 보이콧 등 한국을 둘러싼 상황도 언급했다.

신문은 "북한은 정치적 혼란을 노골적으로 이용하려고 해왔다"며 "한국은 취약한 시기에 직면했지만 겁을 먹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