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1일 오후 12시23분

보안 전문기업 ADT캡스의 리파이낸싱(인수금융 차환) 성사 여부가 국민연금의 손으로 넘어갔다. 국민연금의 투자가 불발하면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추진하는 ADT캡스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22일 대체투자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 1500억원인 후순위 대출을 4800억원으로 늘리는 데 국민연금이 2000억원을 투자하는 안이다. 2014년 ADT캡스를 인수한 칼라일은 지난해 한 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하자 자본 재조정(리캡)을 통해 일부 투자 회수에 나섰다.

이번 리파이낸싱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기관투자가는 국민연금 대체투자위원회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실무자들은 이번 투자에 긍정적인 편이지만 지난해 말 여의도 파크원 개발사업 투자안도 대체투자위원회에서 부결된 선례가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칼라일은 2014년 ADT캡스를 19억3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중 총 1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2015년 한 차례 리파이낸싱을 통해 1조4500억원(선순위 1조3000억원, 후순위 1500억원)으로 대출 규모를 늘렸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후순위만 4800억원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국민연금 일부에서는 2012년 씨앤앰(현 딜라이브) 리파이낸싱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채무 조정을 했던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IPTV라는 경쟁자가 나타난 케이블TV업계와 달리 보안업계는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등 3개사가 시장의 95%를 과점하고 있어 ADT캡스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이동훈/유창재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