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주에 몰리는 '모험' 투자자들
코스닥시장 새내기 벤처캐피털사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요동치고 있다. 창업 지원 정책에 따른 성장 잠재력을 재료 삼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린 까닭이다.

작년 12월 상장한 벤처캐피털 DSC인베스트먼트는 21일 코스닥시장에서 3.97% 하락한 43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최근 주가 급등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공시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설립 초기 회사에 주로 투자하는 이 회사는 지난 20일까지 3거래일 동안에만 40.1% 치솟았다. 상장에 앞서 확정한 공모가(1700원) 대비 현재 수익률은 150%를 웃돈다. 최근 거래 주체는 99%가 개인으로, 17일엔 상장주식 수와 맞먹는 거래량을 나타내기도 했다.

벤처기업 인수에 강점이 있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도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두 차례나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최근 공모가(1300원)의 세 배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1.29% 내린 459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43배(작년 순이익 잠정치 기준)와 32배로, 상장 추진 당시 기관투자가들의 인색한 평가와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와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기관의 관심 부족으로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희망가격보다 각각 10%와 32% 낮춰야 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따른 투자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캐피털 상장을 맡은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회사지만 주가가 기관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비싼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비교적 적은 유통 주식 수와 낮은 주당 가격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효과가 상승을 부채질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상장일 기준 전체의 30%대였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