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동물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CT)을 위해 실험용 쥐를 마취하고 있다.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 제공
충북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동물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CT)을 위해 실험용 쥐를 마취하고 있다.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 제공
신약과 의료기기를 개발할 때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前)임상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전임상시험은 동물을 대상으로 신약이나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효과를 사전 실험하는 단계다.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는 전임상시험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기관이다.

현병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장(사진)은 “센터는 마우스부터 개, 돼지, 원숭이까지 다양한 실험동물을 갖춘 국내 유일의 전임상 전문기관”이라며 “바이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연구 지원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동물실험 기관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연면적 7258㎡ 규모다. 소형 실험동물인 마우스(생쥐), 랫드(들쥐)와 개, 돼지 등 중·대형 동물, 사람과 가장 가까운 원숭이까지 다양한 실험동물을 확보하고 있다. 동물실험 전용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최신 영상장비와 분석장비를 갖췄다.

센터는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동물별로 최적의 항온·항습 시설과 자동음수 공급장치, 국제 기준에 적합한 사육 케이지 등을 갖추는 등 청정 환경을 조성했다. 사육 환경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인력이 365일 24시간 센터에 상주하며 관찰 체계를 구축했다. 현 센터장은 “매년 실험동물의 넋을 기리기 위한 생명 존중 행사를 여는 등 센터 내 직원들이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82개 기업과 협력

[헬스케어] 생쥐부터 원숭이까지…국내 유일 실험동물센터 '신약개발 도우미'로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 협업해 기업의 투자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투자할 때 필요한 비용의 20분의 1 수준에서 전임상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의 기초가 되는 약동학 평가(약물의 흡수 등을 알아보는 평가), 신약 및 의료기기 시험 의뢰, 예비 안전성 평가 및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 지원 등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실험동물센터의 지원을 받은 국내 회사는 82개에 달한다. 2015년 25건 전임상시험 평가를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세 배가 넘는 78건을 기록했다. 관절염, 동맥경화, 뇌졸중, 자폐증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등을 위한 동물 모델 개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 개발 분야에서는 지난해 흡수성 봉합사 의료용 봉합기를 지원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조 허가를 받았다. 센터는 기존 흡수성 봉합사 의료용 봉합기보다 편리성과 경제성을 개선한 신제품 개발을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센터 내 복강경 영상전송 시스템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동물실험을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의료용 봉합기는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에 특허 출원 중이다.

◆국제 인증도 받아

오송재단 실험동물센터는 2015년 11월 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AAALAC)에서 시설 완전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최초다. AAALAC 인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해외 허가당국이 요구하는 시설 조건이다. 최근 FDA에 등록 신청한 한 국내 업체는 돼지 실험을 AAALAC 인증기관에서 시행할 것을 요구받아 현재 센터에서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센터는 세계적인 동물실험 지원 기관과도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실험동물중앙연구소(CIEA)를 방문해 동물실험 선진기술 교류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기 전략회의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현 센터장은 “글로벌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비임상 평가 분야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며 “국가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이 한국을 이끌어 갈 차세대 산업으로 우뚝 서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