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주에 새로운 이민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 도중 "우리(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새 행정명령을 다음 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 주 중반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를 90일간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반 이민'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이 지난 3일 이 행정명령의 시행을 중지하라고 결정했고, 지난 9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도 행정명령의 효력을 되살려달라는 미 정부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될 행정명령이 "사법부에서 내린 결정에 매우 잘 맞춰서 만들어진 새로운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민규제 행정명령이 자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결국 미 법원이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한 뒤인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지난 13일) 또는 화요일(지난 14일)"에 새 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지연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이민 행정명령의 내용이 "처음 행정명령과 아주 조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 중지 결정을 내린 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제9연방항소법원에 재판관 11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재심리(en banc)를 신청하거나 연방대법원에 상고하는 등의 법적 대응 방안이 있지만, 그보다는 행정명령을 고쳐서 다시 발표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