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연방 하원의원 간 비방전이 확산하고 있다.

논란은 루이스 의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며 오는 2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루이스 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다고 생각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다음날 트위터에서 "루이스 의원은 선거결과에 대해 거짓된 불평을 하기보다는 범죄가 만연하고,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치고 주민들을 돕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루이스 의원을 향해 "오로지 말, 말, 말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

통탄할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만약 그가 범죄 퇴치에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6일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을 코앞에 두고 나온 그의 발언은 오히려 역풍을 낳았다.

루이스 의원은 킹 목사와 뜻을 함께하며,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흑인 인권단체가 루이스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고, 공화당의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루이스와 그의 말이 세상을 바꿨다"고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때문에 주말 동안 '취임식 불참'을 선언한 민주당 의원이 더 늘어나, 15일 현재 최소 17명에 달한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전했다.

루이스 의원은 15일 새벽 방송된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손길을 뿌리쳤다.

그는 또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셀마를 방문한다면 막지는 않겠지만, 초대할 생각은 없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비슷한 시각 트위터 계정에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이 나에게 투표한 것에 화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더 많은 일자리가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하면 (나를 지지하는)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취임식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성대할 것"이라며 "맘껏 즐기라"는 글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루이스 의원을 공격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한 걸음 나아갔다.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폭스뉴스 방송에 나와 "지명도 있는 인사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이스 의원처럼 지명도 있는 인사에게서 공격받는 경우에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