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가 추가로 쌓아야 할 책임준비금(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 일반회계와 감독회계를 분리해 운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IFRS4 2단계가 포괄적 기준을 제시하는 ‘원칙 회계’다 보니 보험사가 부채 측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할인율’ 등을 임의로 달리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건전성 감독을 위해선 공통된 기준을 적용하는 별도의 감독회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감독회계 세부 기준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 평가에 반영되는 할인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할인율 0.1%포인트 차이로 보험사의 부채 규모가 수조원 늘거나 줄 수 있어서다. IFRS4 2단계 기준을 적용하면 약 2.0~2.8% 수준으로 할인율이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보험사들이 약 4% 수준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기준으로 할인율을 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1%포인트 이상 할인율이 낮아지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율 1%포인트가 줄어들면 부채 규모가 약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생명보험사 28곳이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를 실시한 결과 보험사들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준비금이 총 5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들은 ‘감독회계’의 세부 규정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보험사의 부채 부담을 줄여줄 것을 감독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