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시는 대내외 악재로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어닝시즌(기업 실적발표 기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증시는 국제유가 추가 하락에 일제히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6포인트(0.15%) 내린 1만7613.6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26%와 0.07% 밀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센트(0.4%) 떨어진 45.89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44.20달러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이에 셰브론 등 에너지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하면서 투자심리 역시 재차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대외적으로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유가의 추가 급락으로 주요 산유국발(發) 리스크 역시 다시 부각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유가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WTI의 올해 2분기 평균가격을 최근 46달러대보다 12% 가량 낮은 배럴당 40.5달러로 전망했고 연평균 전망치도 47.15달러로 낮췄다. 소시에제네럴은행 역시 올해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70달러에서 21.4% 낮춘 55달러를 예상했다.

다만 전날 코스피지수가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변동성 확대 양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의 정책 자금 집행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 지난해 실시했던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등 글로벌 소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유가 급락이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파장이 크지만 중기적 관점에선 국내 경기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적으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다음주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현대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서다. 알류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등 미국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로 투자심리는 양호한 상황이지만 국내 기업들의 감익 우려는 여전하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 불확실성 요인들로 국내 증시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한 만큼 실적 모멘텀에 집중한 선별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 개선으로 긍정적 주가 흐름이 예상되는 반도체 음식료 내구소비재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