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정상근무, 학교ㆍ은행도 정상가동…진정국면 진입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을 둘러싼 홍콩 시민의 반중(反中) 시위 사태 9일째를 맞은 6일 시위대가 정부청사 봉쇄를 사실상 해제하면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공무원이 업무에 복귀했다.

이와 함께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가 이날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했고 대부분 은행 지점들도 영업을 재개하는 등 시위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학생시위대간 대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시위대가 홍콩 정부가 요구한 정부청사 봉쇄 해제를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시위사태는 조만간 대화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의 공무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줄을 서 속속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업무에 복귀한 것은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4일 밤 TV 연설을 통해 "시위대는 3천 명의 공무원이 6일 오전 정상 근무할 수 있도록 정부청사 밖을 정리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시위대가 건물 봉쇄를 사실상 해제한 데 따라 이뤄진 것이다.

시위대는 그러나 렁 장관이 함께 요구한 애드미럴티의 주요 도로의 점거를 완전히 풀지는 않고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저녁 1만여 명에 달했던 애드미럴티 지역의 시위대는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현재 200여 명으로 대폭 줄었고, 까우룽(九龍) 반도의 몽콕(旺角)에 머무는 시위대도 3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청사 주변의 시위대는 공무원들이 출근할 수 있도록 길 한쪽을 터 주었지만, 정부 청사와 연결된 일부 통로는 바리케이드로 차단했다.

전날 시위대가 봉쇄를 풀기로 했던 행정장관 판공실에도 학생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 20여 명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7일로 예정된 집행위원회 회의를 예빈부(禮賓府)에서 열기로 했다"며 시위대에 정부청사와 연결된 다른 통로의 봉쇄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의 도심 점거 여파로 지난달 29일부터 휴업했던 센트럴과 완차이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도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초등학교는 안전상 이유로 휴업을 계속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이날 휴업한 은행 지점이 7개 은행, 7개 지점으로 지난달 29일의 23개 은행, 44개 지점보다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렁 장관이 지난 4일 밤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전하면서 시위대가 정부 청사 주변에 대한 '봉쇄'를 풀면 학생 지도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시위대간 대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 셤(岑敖暉)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 부비서장은 5일 밤부터 라우콩와(劉江華) 정치개혁·본토사무국 부국장 등 정부 관계자와 만나 본격적인 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최현석 홍제성 특파원 harrison@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