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반군에 공격 재개…크렘린 "반군에 영향력 없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부 지역에 선포한 일방적인 휴전을 종료하고 현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에 대한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타르타스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담화문에서 "평화안을 실행에 옮길 유일한 기회가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이는 (반군) 전투원들의 범죄 행위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을 검토한 뒤 최고통수권자로서 일방적인 휴전을 지속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휴전 종료는 주민을 조롱하고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며 정상적이고 평화적인 생활을 앗아간 테러리스트와 무장 폭도, 약탈자들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라고 강조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하고 "우리는 공격을 가해 조국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신이 앞서 발표한 지방 분권화 및 조기 총선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평화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의 휴전 종료 결정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 전화회담을 한 데 뒤이어 내려졌다.

4자 전화회담에서 정상들은 휴전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다른 결정을 내렸다.

포로셴코는 이후 메르켈 총리, 올랑드 대통령,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전했다.

대통령의 발표에 뒤이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곧바로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정부군은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여러 지역의 반군 거점에 대해 공습과 포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0일 선포한 열흘간의 휴전은 30일 밤 10시 시한이 종료됐다.

일방적 휴전은 분리주의 세력이 무장을 해제하고 사면과 총선 실시를 포함하는 폭넓은 평화안에 응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반군 측에서는 무장 해제 요구를 외면한 채 빈번히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장했다.

반군 측은 러시아로 통하는 주요 국경관문의 통제권을 넘겨주고 국제 휴전 감시단을 허용하라는 포로셴코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했다.

반면 반군 측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휴전 합의를 무시하고 반군 거점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반군들이 무기를 내려놓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유럽연합(EU)의 요구를 이행할 생각이 있는가'란 자국 언론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페스코프는 "러시아는 갈등 당사자가 아니며 이는 우크라이나 내부 문제"라며 "러시아가 반군에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문정식 기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