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올 3분기 54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66.88% 늘었을 뿐 아니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평균(4407억원)보다도 23.25%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하나금융지주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4분기 첫날인 10월1일부터 실적 발표일인 10월18일까지 이 회사의 주가는 14.4% 올랐다. 하지만 실적 발표일을 기점으로 주가의 방향이 바뀌어 11일까지 8.24% 하락했다.

기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낸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실적 발표 전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 후에는 주가 상승폭이 축소되거나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

12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정치를 10% 이상 웃돈 16개 기업의 주가는 10월1일부터 실적 발표일까지 평균 3.41% 올랐다. 그러나 실적 공시 이후 11일까지는 16개 종목 중 13개 종목의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하락률은 평균 4.92%였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일찌감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린 반면 실적을 발표하는 날 ‘뉴스’를 보고 매수한 투자자는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거나 되레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기에는 개별 종목의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지만 요즘처럼 불안 요소가 많은 횡보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