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 직원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SK 제공
경기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 직원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SK 제공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 경쟁력의 원천은 혁신이다. SK는 인재 양성과 신사업 발굴, 해외 진출 등에서 기존의 사고를 깨는 혁신적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력이 힘이다] SK, 혁신의 성과…40년 장학퀴즈·원유 생산
SK는 국내 TV 보급 대수가 60만대를 간신히 넘어선 1973년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인재 양성’이라는 혁신적 생각으로 ‘장학퀴즈’ 후원을 결정했다. 당시 개발과 성장을 모토로 경제발전 하나만을 생각하던 시대상황을 감안하면 TV 퀴즈 프로그램을 통한 공익사업은 ‘파격’이었다. 1970년대 초반 SK가 국내 50대 기업에 겨우 들 정도의 위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올해로 40년을 맞은 장학퀴즈는 SK 사회공헌 활동의 본격적인 출발점이기도 하다.

SK는 인재 채용 방식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 채용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 도전정신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라는 인재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6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개인 오디션 형태의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합숙을 통해 미션 수행능력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SK는 혁신적인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도 선도적으로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월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현재 20명의 학생들이 사회적 기업 인재로 육성되고 있다. 이 과정은 정규 MBA 경영과목을 포함해 사회적 기업 창업 역량개발과 배양을 위한 핵심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창업 멘토링, 인큐베이팅,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SK는 관계사별로 여러 혁신적인 방법을 경영 및 조직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그룹 내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지만 원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일념으로 ‘무자원 산유국’이라는 혁신적 계획을 꿈꿔왔다. 사업 초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확고한 의지와 노력으로 현재 16개국 24개 광구에서 원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조직관리에 혁신적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 SK텔레콤 고객센터 자회사인 서비스에이스와 서비스탑은 일과 가정 모두를 위한 ‘4시간 근무 워킹맘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 상담사들은 아이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직장에 오전 11시30분에 출근, 아이가 돌아올 때인 오후 3시30분에 퇴근할 수 있다. 4시간 근무를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는 혁신을 기반으로 강화된 기술 경쟁력을 통해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역량과 제품 경쟁력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계 선두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 2월엔 회사 내 최고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성욱 전 연구개발총괄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핵심 기술인력 영입 및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기술 중심의 회사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오세용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를 제조부문장(사장)으로, 이석희 전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를 미래기술연구원장(전무)으로 각각 영입했다. 미래기술연구원과 시스템IC 사업부 등을 최고경영자 직속기구로 두고 차세대 메모리 등 선행 기술의 개발과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신규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미국 IBM과 PC램, HP와 Re램, 일본 도시바와 STT-M램을 각각 공동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3D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내에 개발을 마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즉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TSP(토털솔루션프로바이더) 사업모델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SK건설도 주목된다. 싱가포르에서 시공 중인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SK건설 SK종합화학 SK가스 등 SK 주요 계열사가 대주주로 참여했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금융을 지원한 총 투자비 24억4000만달러(약 2조813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설비는 내년부터 연간 39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