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어디로 가세요?”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인사말처럼 건네는 말이 아닐까. 7, 8월이면 산과 바다, 계곡 어디나 휴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여행지를 선정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잠잘 곳. 한낮의 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는 여름인 데다 잘 놀고 잘 먹기 위해서도 안락한 잠자리는 필수다. 여름휴가 숙박지 추천 리스트를 준비한 이유다. 시간 여행을 떠나듯 옛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마을부터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오토 캠핑장, 숙박과 더불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까지 다양한 숙박 여행지를 소개한다.
[休테크] 쉼! 그 이상…바로 여기…여름휴가 '행복한 숙박지'
피톤치드 마시며 휴식 … 안동호반자연휴양림

여름 휴가의 양대 산맥은 산과 바다다. 그중에서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용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산 속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들이 많다. 자연휴양림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숲’과 ‘휴식’이지만, 안동호반자연휴양림은 여기에 ‘전통’을 더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안동호반자연휴양림에는 기존 휴양림에서 볼 수 있는 휴양관, ‘숲속의 집’ 외에 전통가옥지구가 있다. 사랑채, 처갓집, 외갓집, 종갓집으로 이름 붙여진 초가집 3동과 기와집 1동으로 구성된 전통가옥지구는 각 동별로 예약할 수 있어 가족끼리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고즈넉한 산세에서 고향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통가옥지구와 연립 산막의 형태를 띤 세련된 휴양관의 조화는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안동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휴양림과 안동호가 인접해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도산서원, 유교문화박물관, 육사문학관, 청량산도립공원 등이 인근에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변에 산림과학박물관, 소득식물 생태숲, 야생동물생태공원 등도 조성돼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자연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안동호반자연휴양림 (054)840-8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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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를 찾아 떠난다 … 금산사 템플스테이

바람이 부는 길을 따라 울려 퍼지는 은은한 풍경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금산사. 김제 금산사 미륵전은 동양 최대의 실내 입불(室內入佛)을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 또 보물 10점이 절 안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거대 사찰의 면모를 보여준다.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 위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의 발걸음은 자연 속에서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금산사는 연중 ‘나는 쉬고 싶다’ 템플스테이를 열고 있다. 여러 관계 속에 놓여 있는 ‘나’를 한 번쯤은 편안하게 놓아주자는 의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 속에 나를 던져두는 것. 각박한 일상에 지쳐 있다면 금산사를 찾아볼 일이다. 1박2일부터 3박4일까지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만 신청할 수 있다. 매달 넷째 토요일에는 ‘내비둬’ 콘서트를 열어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자아낸다. 이달에는 대금연주자 이창선, 소리꾼 이용선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김제의 볼거리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벽골제. 동양 최대의 저수지이며 조상들의 슬기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리시설로 수문체험장과 농경문화박물관, 벽천미술관, 단야루와 단야각이 자리잡고 있다. 김제시 문화관광과 (063)540-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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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느끼다 … 지리산 달궁오토캠핑장

남원 함양 장수 곡성 구례 산청 하동 등 7개 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권 중에서도 남원의 뱀사골은 여름철 여행지로 유명하다. 반야봉에서 흘러내리는 길이 14㎞의 뱀사골은 지리산에서도 최고의 계곡미를 자랑하는 골짜기다. 전 구간이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도 있어 한여름 물놀이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뱀처럼 심하게 곡류한다 해서 뱀사골이라 불리는 만큼 골짜기를 따라 10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이어져 보기만 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한낮의 소란스러움이 잦아드는 저녁엔 달궁오토캠핑장에 나만을 위한 집을 지어보자. 올해 국립공원에서는 6만~7만원에 텐트를 비롯한 캠핑 장비 일체를 빌려주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 달궁캠핑장은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캠핑족들이 많이 찾는다. 차를 이용한다면 노고단까지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자동차와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면 달궁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5㎞가량의 반선~달궁 구간을 트레킹하는 것도 좋다. 캠핑장 이용은 선착순이다. 남원시 문화관광과 (063)620-6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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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한옥에서의 하룻밤 … 나주 도래마을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맡으며 야트막한 돌담이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산책을 나선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곳, 나주 도래마을이다. 전남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 도래마을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한옥이 3채 있다. 풍산 홍씨 집성촌으로도 유명한 이 마을은 종택인 홍기응 가옥(중요민속자료 제151호)을 비롯해 홍기헌 가옥(중요민속자료 제165호), 홍기창 가옥(전남민속자료 제9호)과 같은 고택들이 있어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1480년에 조성된 도래마을은 처음에는 마을 뒷산의 맑은 물이 세 갈래로 흐르면서 ‘내 천(川)’자 형국을 이룬다고 해서 도천(道川)마을로 불렸다. 이후 ‘천(川)’의 우리말이 ‘내’이므로 ‘도내’가 됐고, 점차 발음하기 쉽도록 ‘도래’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고택을 보수하고 정비해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마을로 가꿔 놓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지정한 ‘시민문화유산 2호 도래마을 옛집’이다. 옛사람들의 지혜를 소중히 하자는 뜻에서 붙여진 ‘옛집’이란 이름처럼 정겹고 소박한 방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도래 한옥마을에서 가까운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길이는 짧지만 국내 어느 메타세쿼이아 길과 비교해도 그 안락함과 아름다움이 덜 하지 않다. 나주시 문화체육관광과 (061)339-8592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