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된 정무수석에 친박계 전직 의원군 물망

박근혜 대통령이 3일 공석인 청와대 홍보수석 자리에 이정현 정무수석을 '수평이동'시킨 것은 청와대 홍보라인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사건으로 홍보라인의 문제점이 표면화됐을 뿐 사실 정권초부터 홍보라인은 '약한 고리'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PD 출신인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언론소통과 장악력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인수위 때 불거진 윤 전 대변인의 불통 논란은 여전했다.

여기에다 남녀 투톱인 윤 전 대변인과 김행 대변인 사이의 갈등마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남기 전 수석이 '윤창중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청와대는 정무감각을 갖추고 평판도 좋은 언론인과 정치인 출신에서 후임자 물색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적으로 몇몇 신문, 방송 출신들과 대선캠프 공보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의 명단이 박 대통령에게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입'으로 불린 이정현 정무수석을 택했다.

이는 자신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전하고 국정을 홍보할 책임자로서 이 수석보다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행 대변인이 이날 인선 배경에 대해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박 대통령으로서는 새 인물을 수혈하지 못하고 정무수석으로서 정치권과 교감해온 이 수석을 수평이동시킨데 대해 "쓴사람만 계속해서 쓴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 '인재풀 협소'라는 야당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당장 공석이 된 정무수석을 찾는 일도 발등의 불이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정무수석 후보군으로 친박계 출신의 전직 의원군이 먼저 떠오르고 있다.

3선 출신의 김학송 전 의원을 비롯해 재선 출신의 이성헌 전 의원, 초선 출신의 권영진, 현기환 전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