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세계 주요 증시와 벌어졌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요인과 엔저 현상 등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던 재료들의 힘이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용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그동안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비동조화)' 요인들이 조금씩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선을 훌쩍 넘어섰지만 2002년 고점에서 2011년 저점까지 하락폭의 절반가량을 되돌린 수준인 103~104엔선에서 다시 한번 강력한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달러 환율의 상승(엔화 가치 하락)세가 100엔 초반 대에서는 주춤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엔저(低) 현상에 따라 생겼던 일부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점차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세계증시와의) 역차별화는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둔화와 기업채산성 등 내재가치(펀더멘탈)가 악화됐던 우려를 반영했지만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10여년간 추세는 원·엔 환율보다 선진국 성장이 한국 수출 증감에 더 민감한 변수이었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이러한 경향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에 더욱 심화됐다"며 "적어도 당분간(수 개월)은 일본 증시의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고 한국 증시의 선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의 지정학적 위험요인도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최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이나 외평채 가산금리가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뱅가드 펀드의 매물이 73% 이상 나와 추가적인 매물압박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파생상품 전문기업인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Derivatives) 등에 따르면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15일(현지시간) 69.63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대북 관련 위기감이 고조됐던 3월 초 67.82bp보다 1.81bp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4월 5일에는 89.91bp까지 22.09bp 급등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랠리가 예상치 못하게 이어질 수 있다"며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낮은 상황에서는 수급만 일부 개선된다면 주가가 민감하게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