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주(州)의 유일한 10대 소녀 록그룹이 ‘반이슬람적’이란 이유로 활동을 금지당했다.

인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4일 이슬람 신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잠무-카슈미르의 이슬람 최고 성직자인 바시루딘 아흐마드가 전날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를 발표, 3인조 소녀 록그룹 프라가시(카슈미르어로 ‘아침 빛’이란 뜻)의 활동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아흐마드는 파트와에서 “소녀 록그룹의 공연은 이슬람 가르침에 어긋나기 때문에 활동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금지령은 지난주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서 프라가시의 활동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난 뒤 나왔다. 그는 “음악은 사회 전체에 이롭지 않다” 면서 “이런 부정한 10대 소녀들의 부모는 딸들을 유흥수단으로 내놓지 말고 그들에게 이슬람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당들은 아흐마드를 비판하고 나섰다. 온건 이슬람을 표방하는 지역정당 ‘국민민주당’ 대변인 나임 아크타르는 “이슬람이 이 지역에서 점점 더 자주 오명을 듣게 되자 아흐마드가 모든 이슈를 놓고 파트와를 발표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야당 인도국민당(BJP)의 발비르 푼지 대변인은 “카슈미르와 여타 지역 주민들을 탈레반화하려는 저의가 이번 파트와에 깔려있다” 며 “인도는 다원주의 사회”라고 강조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각각 분리독립한 뒤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카슈미르는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이 양분하고 있고 인도 점령지역은 잠무-카슈미르주로 불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