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20-30대 "깃털만 적발" 지적..배후 세력 없었나 의문
승부조작 사건을 주도한 브로커와 전주의 배후는?

대구지검 강력부(조호경 부장검사)가 14일 프로스포츠 승부ㆍ경기 조작 사건과 관련한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브로커나 전주 등 배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는 승부ㆍ경기조작과 관련해 구속기소됐거나 불구속기소된 브로커들이 대부분 20대 중ㆍ후반이거나 30대 초반이기 때문.
또 수사 결과에 따르면 비교적 젊은 나이의 브로커들이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한 선수 포섭에 직접
나선 것은 물론 한번에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불법 도박사이트 베팅에도 가담했다.

검찰이 브로커들의 윗선으로 보고 구속한 전주들도 대부분 20-30대여서 적발된 이들이 배후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승부조작을 모의했을 개연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불거졌던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때 폭력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던 만큼 프로배구와 야구의 승부조작에서도 폭력조직 등으로부터 '검은돈'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승부ㆍ경기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승부조작 사건의 실제 주범인 '몸통'은 찾지 못한 채 브로커 등 '깃털'만 뽑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 A(41)씨는 "프로축구 승부조작 때 경남지역 토착 폭력조직이 개입됐던 것이 확인됐었는데 이번 검찰 수사에서 조폭의 관련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것이 의문"이라며 "수사능력의 한계로 조폭 개입 가능성을 밝히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물론 검찰은 프로스포츠 승부ㆍ경기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ㆍ현직 선수들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했지만 브로커와 전주에 대한 수사는 계속해 폭력조직의 개입 여부를 명확히 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선수와 브로커에 대한 수사가 일단 끝난 상황에서 추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 검사는 "전주 등의 배후에 조폭이 있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수집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승부조작에 관한 정황이나 단서가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수사해 승부조작을 뿌리를 뽑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김선형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