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 경제의식 설문 조사 결과 시장경제에 대한 20~30대의 신뢰도가 장년층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다. 특히 대학 재학생이나 대졸자 등 고학력층에서 신뢰도 저하가 두드러진다는 소식이다. 물론 청년 실업률의 증가와 장래에 대한 불안 등이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이어질 법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좌파 정권 10년간 강화되어온 좌익 편향적 교육이 치명적일 것이다. 흔히 강단 좌파라고 부르는 좌익 관념주의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수나 교사가 사회문제에 비판적인 것처럼 보여야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도 하나의 프레임이다. 하지만 전교조 등 강단을 장악한 좌파의 영향력이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곳은 없을 것이다. 교과서가 이념투쟁의 전장이 되는 것도 그렇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떤 체제가 되건 반체제적 저항심리가 구조화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형 인간을 생산해낸다는 것도 잘 알려진 명제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성공이 바로 자본주의를 쇠퇴시키는 요인이라고까지 분석하고 있을 정도다. 시장경제의 혜택을 받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경제적 번영과 풍요를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이요 상수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풍요가 가난과 절망 속에서 시장을 만들고 치열하게 싸워왔던 역사적 성과물이라는 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삶의 진정성과 자기 책임의 가치는 이전 세대들의 역사이자 생활 양식이라고 간단하게 치부하고 만다. 이런 인식의 틀 아래에서 국가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유럽의 풍요 속에서 잉태됐던 프랑스 68 세대에서도 자기책임형 인간을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 있다. 누구라도 좋으니 은혜로운 제3자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68세대는 결국 프랑스를 2등국가로 만들었고 지금 엄청난 역사적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시장 경제의 참다운 가치를 전하는 것은 물론 기성세대의 몫이다. 그러나 정치권부터가 이들의 포퓰리즘에 굴복하고 있으니 그것이 더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