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LG디스플레이, 2분기 흑자전환 기대…주가 한달새 20% 급등
LG디스플레이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0% 가까이 올랐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함께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기관은 이 기간 LG디스플레이 주식 1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도 10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다. 작년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올해 2분기께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확산되면서부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로 영업적자가 9243억원에 달했고 당기순손실도 7878억원이나 발생했다. 매출 또한 전년 대비 4.8% 감소한 24조2912억원에 그쳤다.

비수기인 올 1분기까지 적자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재고 문제가 해소되고 패널 가격의 하락 추세가 주춤하기 때문에 작년 4분기 수준의 실적(영업손실 1447억원)은 유지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패널 업체들이 TV 패널 출하를 작년 2분기부터 4분까지 거의 늘리지 않고 재고가 소진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올해 들어서는 세트 업체들의 패널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는 흑자를 거둘 수 있다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가 1분기에도 7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나 2분기에는 1466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현 현대증권 연구원도 “2분기 영업이익은 1683억원, 3분기는 3036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를 축적하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1분기 턴어라운드도 가능하다”고 했다.

글로벌 세트 업체와의 장기 공급계약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과 ‘아이패드 3’ ‘아이폰 5’ ‘맥북에어’ 등에 들어가는 패널 장기 공급을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선수금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실제 계약이 체결된다면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고해상도 패널 생산 방식을 우회적으로 지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생산을 산화물(Oxide) 방식으로 채택했는데, 이 기술이 글로벌 OLED 생산을 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산화물 TFT 방식으로 설비를 전환하려면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유상증자의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유상증자 대신 1조원 규모의 은행권 차입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지만 이 정도 차입으로는 대규모 신규 투자에 충분하지 않다”며 “유상증자 없이 대규모 차입을 먼저 할 경우 추가적인 차입이 어려워지고 재무구조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