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섬진강 시인'의 수채화 같은 사랑시입니다.

평생 고향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시인에게 '당신'은 '응달지던 내 뒤란에/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이자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만들 수 있는/밝고 환한 빛'으로 다가왔지요.

이불보를 빨아 널면 하늘이 다 가려지는 작은 마을에서 '들꽃처럼' 환하게 신접살림을 차리던 그날도….

아,생각만 해도 참 달큰한 당신.

고두현 문화부장 · 시인 kdh@hankyung.com